여름철 여행길. 날이 흐리면 국도 변에서 자라는 노란색의 달맞이꽃
(Oenothera odorata)을 볼 수 있다. 이 꽃은 밤에 피어, 해가 뜨면 시들면서 붉은 색으로 변한다.
하지만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 해서, 밤에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.
해가 구름 사이에 숨은 흐린 날이나 이른 아침이면 활짝 핀 달맞이꽃들을 볼 수도 있다.
그래서 달을 바라본다는 월견초(月見草)라 불리기도 한다.
끝이 옴폭 파인 꽃잎이 4장 있어서 언뜻 보면 8장 처럼 보이기도 한다.
60∼90cm 높이의 줄기에 창모양의 잎이 층층이 자라며, 꽃은 잎 겨드랑이에 1개씩 핀다.
7∼9월에 꽃이 피며, 10월이 되면 씨앗이 익는다. 이 씨앗에서 달맞이곷기름을 짜는데,
현재 한방에서 신장염·감기·고혈압 등에 처방한다. 또 민간에서는 비만증을 치료하는데 쓰기도 한다.
달맞이꽃은 남아메리카 칠레 원산의 귀화식물로 지금은 전국에 널리 분포해 야생화(野生化)되었다.
씨앗 수가 한 포기 당 수백만개로 워낙 많으며,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며,
다 자란 풀잎은 가축도 먹지 않는다. 또 가을에 땅에 떨어진 씨앗은 빨리 싹이 트고 잎이 나서 땅속에서 뿌리가 제법 굵어진다.
잎은 약간 붉은 빛이 도는데, 납작하게 땅바닥에 움츠린 채 한겨울을 난다.
이렇게 겨울을 나고, 이듬해 봄이 되면 키가 자라서 여름에 꽃을 피운다.
이러한 생육과정을 가진 꽃이 이년초(두해살이풀)이다.이렇게 싹이 튼 후 햇수로 2년 만에 죽는 생리 때문에,
인디언 처녀의 전설이 생긴 듯 하다. 어느 해 여름, 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 로즈는, 이듬 해 마을 축제
에서 그 청년이 다른 처녀를 선택해 버리자 절망한다. 게다가 다른 청년이 로즈를 신부로 선택하자 이를 거부한다.
신랑을 거절한 로즈는 전통에 따라 귀신의 골짜기로 추방을 당하고, 그 곳에서 일년을 기다리다 죽는다.
로즈가 죽은 후 마음이 걸렸는지 로즈가 사랑한 청년이 골짜기로 로즈를 찾아오지만,
희미한 달빛 아래 핀 달맞이꽃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.
보통 달맞이꽃은 꽃지름이 2∼3cm이지만,
간혹 그보다 큰 왕달맞이꽃을 볼 수도 있다. 왕달맞이꽃은 키도 1.5 m 까지 자라는데,
미국 원산이다.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지리산과 전남 영광군 섬지방, 강원 북부지방 해변가에 있다.
또 키가 작은 애기달맞이꽃이나, 낮피기달맞이꽃도 있다.
꽃색은 종류에 따라 노란 색 외에도 흰색이나 담황색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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